전원주택 이야기

조경 구상도

하늘매발톱 2009. 11. 7. 09:25

주택과 정원은 영화 속 주연과 조연의 관계와 비슷한 구석이 있는 듯하다.

항상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주택이지만, 앞뜰에 만개한 야생화의 일조(一助)를 허투로 볼 수 없음이다.

특히 전원주택에 있어 정원의 역할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데, 넓으면 넓은 대로 좁으면 좁은 대로 꾸미는 재미가 있다.

그 연출법을 공부해보자.


정원 구성의 첫걸음은 테마를 정하는데 있다.

평소에 머릿속에 그려왔던 이미지를 현실로 구체화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간혹 여러 요소가 겹치다보면 혼란에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바로  잡는 굵직한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테마’이다.  

우선 집에 전반적으로 풍기는 느낌을 정리한 다음 정원의 주된 용도를 정해야 한다.

예컨대 휴식정원 또는 감상용 정원, 놀이정원이나 각종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정원 등, 사용목적과 용도를 감안해

구상을 해야 한다. 이처럼 테마별로 조경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바로 정원수의 구성이다. 
 

나무 배치와 선택은 이렇게

 

정원수의 배치에도 나름대로 원칙이 있다. 균형미, 안정감, 계절감 등을 적절하게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외곽 부분에는 키가 큰 나무를 심고, 안쪽엔 작은 나무를 심는다. 기본 축을 두고 좌우로 같은

형태가 되도록 배치하면 전체적으로 훨씬 안정감이 있는 정원을 구성할 수 있다.

나무마다의 개화시기를 미리 파악하여 조화를 맞추고 상록수와 낙엽수도 비율을 맞춰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활엽수가 주를 이루는 정원은 겨울철에 너무 휑하게 보이기 쉬운 반면 침엽수 위주의 정원은 자칫

분위기가 딱딱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원에 심을 나무로는 환경적응력이 좋고, 관상용으로도 가치가 있는 수종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장이 빨라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Design 1
정원공간이 비교적 넓은 경우

전형적인 형태의 전원주택 모습이다. 단독형이기 때문에 대지

상의 형식적인 경계가 있기는 해도 공간 활용이 자유로운 편

이다. 집을 시공하면서 정원의 틀이 되는 몇 그루의 나무들은

미리 심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출입구에서 현관문에 이

르는 디딤돌 공사는 별도로 진행되었다.

기존에 심었던 나무는 주택 정면의 왼쪽과 오른쪽으로 외부공

간과 대지간의 자연스런 경계를 지어주는 느티나무, 잣나무,

소나무, 오엽송 등 규모 있는 것들이다. 이를 기본 틀로 삼아

세부 공간이 꾸며졌다.



집의 오른쪽에서 계단이 위치한 공간까지의 하단부는 지면과 직접 맞닿아 사람의 손길이 잘 가지 않는

부분인데, 자산홍을 심어 외관을 효과적으로 마무리했다. 데크 앞쪽으로는 테이블과 의자 대신에 옥외

휴식공간인 Seating Wall을 마련했다.

여기에서는 선주목으로 생울타리를 치고 바닥은 점토벽돌을 깔아 마무리했다. 입구를 들어서면서 목재

계단을 깔았고, 그 옆으로 배롱나무를 심어 한층 화사한 정원을 연출하고 있다.

 

Design 2
정원으로 활용할 공간이 좁은 경우

대지모양은 단조롭지만 정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협소한 편으로

주택 정면부와 후면부의 넓이가 비슷하다. 따라서 정원을 두 공간으로

분리하여 설계할 필요가 있다. 정면부에는 출입구에 나있는 계단 옆으로

조형 소나무와 화살나무, 그 하단에 지피류 등을 심고 이외의 다른 수종

은 배제했다. 그로 인해 잔디를 심은 앞뜰은 공간이 확장돼 보인다.

마당에서 후면부로 통하는 길목에는 감나무를 심어 정원 가꾸기의 재미

를 더했는데, 후면부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수종은 전나무(=젓나무)와 단

풍류이다. 담장을 따라서는 전나무, 홍단풍, 청단풍을 조화롭게 심었으

며 그 하단부에 지피류와 초화류를 심었다. 담과 집 사이의 자투리 공간

은 전원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텃밭을 갖추었다.

 

 

 

 

 

Design 3
대지 모양이 고르지 않은 경우

 

대지의 모양은 주택 내부 평면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는 다시 정원으로 조성되는 공간을 한정시

키게 되므로 조경설계가 조금 까다로워지는 경우이다. 이 주택은 전원주택 단지 내에 위치하고 있어서

집과 집 사이의 경계가 명확히 구분된다.

또한 대지의 모양이 정형화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집이 앉혀진 공간을

제외한 곳에 자투리 공간이 많이 발생했다. 따라서 정원설계의 핵심은

대지면적 중 집이 차지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남는 자투리 공간에 대한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좁은 주택 정면부에는 기본적인 나무만을 심어 앞뜰이 넓어

보이도록 했고, 주변과 경계의 역할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자투리 공간

은 주택의 후면인데, 선주목을 통일감 있게 심어주고 하단부에 지피류,

초화류를 심어 자칫 어두워 질 수 있는 부분에 생기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