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심상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16일을 포함해 나흘 연속 코스피 현물시장에서 '팔자'에 나서고 있는 등 최근 들어 소극적인 행보로 바뀌고 있는 것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간 기준으로도 5조9395억원(7월), 3조9796억원(8월), 4조8793억원(9월)을 각각 순매수했던 것에 비하면 지난달은 그 규모가 1조4815억원으로 크게 줄었고 이달 들어선 순매수 금액이 16일 현재 6000억원을 살짝 넘긴 정도에 그치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미국 증시의 경우 다우지수가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8거래일 중 7거래일 상승세를 보이는 등 강세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매수보다는 매도에 치중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최근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가 약화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 때 글로벌 증시, 특히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에서 올 들어 대규모 순매수를 했던 외국인이 주요 투자지역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움직임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으로 1년 수익률(2008년 11월 13일 대비)은 코스피 44.4%를 비롯해 홍콩 항셍지수 70.6%,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65.4%, 대만 자취안지수 72.7%, 인도 선섹스(sensex)30지수 76.7% 등으로 미국 다우(16.2%), 영국 FTSE100지수(27%), 일본 닛케이225지수(18.6%) 등 선진국보다 월등했다.
이와 함께 저금리 기조를 타고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을 주도한 달러 캐리트레이드 자금의 위축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미국이 당장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낮지만 각국 정부의 출구전략이 점점 가까워짐에 따라 전 세계 증시를 떠돌던 달러 자금이 빠르게 회수될 수 있다는 가정이 그것이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에선 연말 기준으로 펀드 1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경우 손실 부분에 대해 세액공제를 해주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 그동안 국내 증시의 주요 순매수 주체였던 북미계 자금이 이 때문에 저조한 수익률을 확정지으려는 움직임이 일부 있어 자금 유입 저조 또는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 이탈 움직임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이머징국가 중에서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매력이 높다는 게 그것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5일 현재 이달 들어 태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각각 순매도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국에선 여전히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증권 차은주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는 중장기적인 회복세를 지속할 수 있으며 경기에 민감한 한국시장은 타 경쟁국 대비 경기회복이 더욱 완연히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외국인 투자가에게 한국시장은 매력적인 시장이라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현대증권은 중장기적으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43조원 이상을 순매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 캐리트레이드 자금 회수 우려도 기우라는 분석이다.
고용시장 침체 등으로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이 빨라야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고수익을 찾는 달러의 이동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그것이다.
국내 역시 원·달러 환율 하락속도가 다소 정체되고는 있지만 추가 하락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국내 증시로 환차익 효과를 노린 외국인 발걸음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bada@fnnews.com 김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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