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제 이야기

서울 금천구청사 주변 대형부지 2곳,개발 난항

하늘매발톱 2014. 1. 9. 08:33

서울 금천구 시흥동 대한전선 및 육군 도하부대 부지 등 대형 부지 개발이 난항을 겪고 있다.

금천구청을 사이에 두고 위 아래로 맞닿아 있는 이들 부지는 각각 2004년, 2010년부터 빈 채로 남아 있다. 대한전선 부지의 경우 시민들은 병원이 들어서길 바라는 반면 부지 소유자인 부영은 용도변경 후 임대아파트 등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도하부대 부지에 건축되는 아파트는 현재 분양가 문제 등으로 견본주택이 문을 닫은 상황. 시공사 측은 이르면 이달 중 분양 재개를 예상했다.

■"병원 들어와야" vs. "용도변경 중"

8일 금천구청 등에 따르면 '종합병원 부지 서울시 결정 청원을 위한 금천구 주민운동본부'는 오는 15일까지 15만명을 목표로 주민 및 기업 등을 상대로 서명을 받고 있다. 금천구가 지난해 12월 대한전선 이전부지에 종합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서울시에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요청했으나 토지 소유자인 부영이 사유재산권 침해 등을 들어 반대 입장을 밝히자 서울시가 시설 결정을 미루고 있기 때문. 대한전선 부지는 2004년 공장 이전에 이어 2007년 철거된 후 지난해 2월 대한전선에서 부영으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부영이 지난해 3.3㎡당 151만원(1250억원)에 사들인 것. 대한전선 소유 당시 계약돼 지난해 '금천구 친환경 주말농장'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비어있는 상태다.

2008년부터 종합병원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던 금천구는 지난해 새로운 토지 소유주인 부영에 전체 부지의 일부를 병원으로 계획하는 의견을 제시했고 부영 역시 수요가 있으면 병원부지로 계획하겠다는 의견을 내놨으나 세부계획 수립은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천구는 전체 부지(8만2000㎡) 가운데 2만㎡를 병원부지로 별도로 구획해 부영의 세부계획 없이 인허가가 가능하도록 도시계획시설 입안을 추진했으나 부영은 사유재산권 침해를 들어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부영 관계자는 "아직 개발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며 공장부지여서 용도변경해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천구 관계자는 "부지를 개발할 때 전체의 60%는 아파트를 지을 수 있고 40%는 업무시설이나 비주거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만큼 이곳에 병원을 짓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병원을 지을 경우 부영 측은 조기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 데다 나머지 부지의 가치 상승 효과도 있어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은평구에는 가톨릭병원이, 강서구에는 이대병원이 설치될 예정이고 서남권에는 3차 병원이 없어 '공공성'을 위해서라도 병원 건립이 절박하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현재 준공업지역인 이곳을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할 경우 당연히 땅값이 올라가게 된다"며 "그러나 공공성이 있어야 하는 만큼 서울시도 사실상 용도변경이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발되면 집값 상승 기대
도하부대에 들어서려 했던 롯데캐슬 골드파크는 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다. 당초 이 아파트는 서울시로부터 평균 분양가 3.3㎡당 1488만원에 분양승인을 받았으나 인근 아파트 시세에 비해 높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1350만원대로 낮추기 위해 협의가 진행됐다. 그러나 시행사인 제이피홀딩스가 분양가를 낮출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지난해 11월 말부터 휴관 중이며 곧 분양을 재개할 전망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시행사와 1300만원대까지는 어느 정도 협상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설 연휴도 있는 만큼 분양시기는 2월로 미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천구 관계자도 "지난해 11월 허가가 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분양보증 때문에 시간이 지연됐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대한전선 및 도하부대 부지가 개발될 경우 이 일대가 완전히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천구 등 서남권은 주변 공장부지시설로 주거환경이 다소 떨어져 그동안 저평가돼 왔기 때문.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 팀장은 "부동산 시장 장기침체에 따라 그동안 개발호재 영향을 덜 받았는데 현재는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고 기반시설이 부족한 이곳이 개발될 경우 가치상승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금천구 아파트 시세는 현재 3.3㎡당 963만원으로 서울시 평균인 3.3㎡당 1551만원의 62% 수준에 불과하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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