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이야기
환율, 1210원대 진입.. 연저점 터치(마감)
하늘매발톱
2009. 9. 15. 21:05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환율이 하루만에 하락세를 나타내며 1210원대에 진입했다. 국내증시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강세를 보이고, 외국인들이 적극적인 주식 순매수에 나서면서 환율하락 분위기를 조성했다. 장중 환율은 종가기준으로 연중저점의 하향돌파 시도에 나서기도 했지만 저가매수세와 외환당국의 개입경계감이 작용하면서 낙폭을 확대하지 못하고 연중저점 부근에서 마감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6.6원 하락한 1218.5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의 연중저점은 지난달 4일 종가기준 1218.0원, 장중 1216.4원이며, 이날 이후 1210원대에 진입한 것은 5주만에 처음이다. ◇ 코스피 강세+외인 주식순매수.. 환율, 장중 1217원선까지 하락 간밤 뉴욕증시가 상승으로 마감한 가운데 뉴욕 역외환율이 하락하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하락출발이 예고됐다. 1개월물 스왑포인트(0.35원)를 감안한 역외환율은 1223.65원으로 전일 현물환 종가대비 1.45원 하락했다. 장개시후 환율은 전일대비 1.1원 내린 1224.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장초반 환율은 1221원선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수입업체의 결제수요가 나오면서 1223원선으로 낙폭을 줄이기도 했다. 이후 코스피지수가 상승흐름을 보이면서 환율은 다시 상승폭을 확대해 1221원선에서 제한적인 등락을 나타냈다. 오후들어 환율은 코스피가 연중고점인 1650선에 진입하며 강세를 보이고,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 규모가 커지면서 1220원을 하회하기 시작했다. 수급도 전반적으로 결제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환율 1220원선에서 롱(달러매수) 플레이에 나섰던 역외세력에서 롱스탑(손절매도)이 나오면서 한때 종가기준 연중저점을 하회하며 1217원선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연중저점에 대한 외환당국의 개입경계감과 저가 매수세도 유입되면서 낙폭을 축소해 1218원을 중심으로 등락을 나타냈다. 이날 장중 저가는 1217.5원, 고가는 1224.0원이었다.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8.49포인트(1.13%) 상승한 1653.40으로 마감했다. 외국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 3600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내며 8거래일째 사자에 나섰고, 코스닥시장에서도 180억원을 순매수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장초반에는 1220원대가 지지될 것이란 분위기가 형성됐고, 실제 환율도 1220~1222원선에서 움직였다"며서 "그러나 오후들어 예상을 깨고 1220원선이 쉽게 무너졌고, 연저점에 도달하면서 결제수요가 나와 낙폭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달러약세와 국내증시 강세로 환율이 하락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환율이 연중저점을 터치함에 따라 당국의 개입 경계감은 일부 약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향후 추가하락 여부의 변수로는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시장평균환율은 1220.6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66억950만달러로 전일대비 13억9150만달러 가량 늘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무렵 달러-엔 환율은 전일보다 0.53엔 높은 91.09엔을 기록했고, 엔-원 환율은 100엔당 15.12원 하락한 1337.83원을 나타냈다.
◇ 1200원대 초반까지 하락예상.. 증시조정·당국개입 등 속도조절 변수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1220원대를 하향돌파함에 따라 어디까지 추가 하락세를 나타낼 지 주목된다. 환율은 지난달 중순부터 2주가량 1240원대의 지루한 박스권 장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달들어선 박스권 이탈을 시도해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9거래일 동안 하루를 제외하고 하락하는 등 본격적인 내리막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 7일에는 1230원대에 진입한 데 이어 이틀만인 9일에는 1220원대로 레벨을 낮췄다. 이처럼 환율이 하락세를 나타낸 것은 무엇보다 글로벌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초 개최된 G20 재무장관 회의이후 미국의 금리인상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달러 캐리 트레이트 증가에 따른 달러화의 추가하락 가능성의 무게감이 높아졌다. 실제로 달러 인덱스는 작년 9월말 이후 최저수준인 76선까지 하락했다. 국내증시가 1600선을 지지하면서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여기에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주식 순매수 지속도 환율하락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환율하락을 저지할 수 있었던 것은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환율이 연중 저점에 근접한 상황에서 앞으로도 하락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문제는 속도의 차이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김장욱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과장은 "환율이 연말까지 1200원선까지 내려갈 수는 있지만 하락의 한쪽 방향이 계속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심리적으로 현재의 레벨에선 시장 참가자들이 마음놓고 숏(달러매도)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이어 "달러옵션 물량과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 주식시장 조정 등 환율의 하락세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변수들도 많다"면서 "이러한 요인들이 수시로 부각돼 제한적인 반등을 이끌면서 환율의 레벨을 서서히 낮추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재형 부산은행 외환딜링룸 차장도 "국내 경제지표 개선에 따라 증시가 상승하고,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어 환율이 아래쪽을 향하며 연말께 1200원대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임 차장은 다만 "단기적으론 장중 연저점이었던 1216원선에선 대기하고 있는 결제수요와 저가매수세 등도 만만치 않다"면서 "1216원선을 지지하려는 세력과의 공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환율이 12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글로벌 달러화의 흐름과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환율의 추가하락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