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기회 온다…주식비중 늘려라"
요즘 투자자들의 심리가 추워진 날씨 속에 더욱 움츠러 들고 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회복했지만 거래량은 지난 9월 이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더블딥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증시가 또 다시 추락할 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반영된 것이다.
이에 반해 금과 유가 등 원자재는 연일 상승중이지만 지금 투자하기에는 너무 많이 오른 듯하다. 채권은 금리 인상 가능성 때문에 선뜻 투자하기가 쉽지 않고 예금금리는 물가상승률에 비해 그리 높지 않아 현금을 그냥 통장에 넣어두자니 웬지 손해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지금은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증권사로는 처음으로 자산관리(WM)리서치센터라는 이름을 내걸고 자산배분전략을 연구중인 현대증권의 오성진 센터장을 찾았다.
◆ 주식 50%, 이자자산 35%가 적당
오 센터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주식 비중을 늘릴 것을 우선 주문했다. 그는 "지금 증시는 환율로 인한 4분기 실적 우려와 펀드환매에 따른 투신의 수급악화에 따른 조정이 반영된 장세"라며 "내년 기업들의 실적이 평균 38% 성장해 1분기 실적이 선 반영되는 올해 4분기를 시작으로 증시가 한 번 더 '레벨업'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코스피지수가 1400선에 머무를 때 박스권을 벗어나 한 단계 더 오를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오 센터장은 "다만 내년 2분기에는 원화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라며 "정부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유동성이 줄어 계단식 상승이 마무리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주식비중을 내년 1분기 까지는 확대하되 2분기부터는 주식비중을 점차 축소시켜야 한다는 게 그의 전략이다.
그는 "출구전략으로 인한 금리인상에 예상되는 내년 2분기부터는 예금과 채권 등 이자자산에 대한 비중을 점차 늘려가야 한다"며 "또 인플레이션 수혜가 예상되는 금과 원유 등의 대안투자 비중을 내년 3분기까지 계속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그가 제안한 내년 상반기 포트폴리오 구성은 주식 50%, 대안투자 15%, 이자자산이 35%이다.
구체적으로 주식은 해외경제가 '상저하고'가 예상되기 때문에 국내주식이 더 매력적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해외펀드의 비과세 폐지와 결산시점 과세로 해외주식은 국내주식에 비해 투자매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이나 경기회복시 수혜가 예상되는 중국와 인도 그리고 브라질은 아직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대안투자와 관련해서는 "달러약세로 인해 외환보유액이 많은 국가의 수요가 늘어나는 금과 경기회복시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원유에 투자해야 한다"며 "부동산은 상업용부동산의 위험이 해소되는 하반기가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 "더블딥 가능성 낮아…패러다임 변화 읽어야"
오 센터장은 내년 더블딥 가능성이 일단 낮다고 분석했다. 오 센터장은 "유가와 환율 그리고 금리로 인한 충격이 있겠지만 더블딥 수준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주체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선제적인 대처를 통해 의외로 이러한 충격도 잘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유가가 100달러를 넘으면 물가와 금리가 연쇄적으로 오르고 소비가 줄어드는 복합적인 악영향이 나타나 어느 정도 충격이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환율이 더 떨어지면 기업들의 수출채산성이 중립이 되면서 자체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대형주와 중소형주간의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유가와 환율 그리고 금리의 3高 현상은 내년에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이라는게 그의 결론이다.
이어 그는 아시아의 경제발전과 달러약세의 시대 그리고 녹색산업 성장 등 동시대를 지배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는 노령화사회의 진입으로 인한 퇴직연금시장 발달과 1인당 소득 3만달러 시대가 기다리고 있다"며 "자산배분도 이 같은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오 센터장은 "IMF 당시 주식으로 많은 돈을 벌었던 사람들은 현금과 같은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라며 "위기를 기회로 이용하려면 자산배분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자산배분을 한 사람은 지금과 같이 증시에 조정이 왔을 때 주식에 투자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손을 놓은 채 입맛만 다실 수 밖에 없다는 것.
오 센터장은 "향후 10년 동안이 부를 크게 늘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며 "부자가 되고 싶다면 개인들도 자산배분을 통해서 기회를 위기로 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 He is...
1988년 증권업계에 들어와 애널리스트로서 주로 종목분석과 투자전략 업무를 담당했다. 1997년부터 증권업협회(현재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사 직원을 대상으로 한 애널리스트 기초과정, 산업분석과정, 주식운용 MBA 등의 강사로 활동해 '증권맨 조련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현대증권 스몰캡 팀장, 투자전략 팀장, 포트폴리오 분석부장을 거쳐 현재 WM컨설팅센터장으로 있다.
[이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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